칸투칸 프리터로 활동하며 썼던 많은 글들이 연극과 공연 예술에 관련된 글이었습니다.

저의 전공, 그리고 하는 일이 그러했고, 가장 잘 아는 분야이고 또 애정이 있는 분야이기에 이런 기회를 통해 약간은 생소하게만 느꼈던 공연예술과 특히 연극을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강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소개글들 중에는 극단 연희단 거리패와 그곳의 창립자이자 대표이자 작가이자 연출인 이윤택, 그리고 극단 목화의 창립자이자 대표이며 작가이자 연출인 동시에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및 연극과 교수로 재임중인 오태석도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 모두 현재 피해자들의 직접적인 성추행 및 성폭행 증언이 나온 상태입니다.

그들의 ‘연극’을 미래의 관객일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추천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그들’의 연극 내부에서 어떤 추악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점, 그리고 그것들을 공공연히 전설처럼 건너건너 소문으로 들었으면서도 연극계의 떠도는 풍문이나 해프닝 정도로 치부했던 점, 그리고 연극계 내부의 권위적인 그리고 폭력적인 부조리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로 그들의 공연을 소개하기 급급했던 점에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또한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이것이 제가 소개했던 어느 연극인들의 연극과 무관한 일상에서의 일탈이 아닌, 내가 소개했던 바로 그 연극들의 제작 과정 안에서의 권력구조 속에서, 그 연극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하는 동안에 권력자로서 하급자에게 휘둘렀던, 또 그 연극들 안에 어떤 형태로든 녹아들어갔던 명백한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악질적임을 깨달았고 이에 사과문을 올립니다.

더불어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저는 공연예술인으로서 그리고 한때 그 학교의 학생이었고 그들의 연극을 보며 대단하다고 또 선생님으로서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저 또한 그 공고했던 부조리의 시스템 안에서 수많은 부조리의 가해자이며 동시에 방관자이고 피해자였음을 고백합니다.

사태에 대해 공연예술인이라는 신분으로서 반은 내부자이기에 할 말은 많으나, 칸투칸이라는 기업에서 지원하는 플랫폼 안에 하나의 칼럼으로 쓸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사과문의 형식으로 올립니다. 앞으로 칼럼을 씀에 있어 조금더 주의깊게 행동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