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의 황태자 연어, 알고 먹자.

연어는 민물고기일까, 바닷고기일까. 연어의 삶은 참 기구하다. 삶과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의 드라마틱한 전개는 많은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을 보면서 인간은 희망을 바라보기도 하는데, 연어가 물살을 헤치며 점프를 하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3-4층 건물 높이 만큼 점프 하는 것과 같은 비율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때를 놓치지 않는 곰들에게 잡아먹히는 것 까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연어가 생태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1차적으로는 곰과 맹금류, 물개, 상어 등의 먹이가 되기도 하지만 산란기를 마친 연어의 사체들은 2차적으로 너구리, 여우, 독수리 등의 먹잇감이 된다. 그 후 처리되지 못한 연어의 사체는 부패되어 강 부근의 식물들에게 영양분이 된다. 연구에 의하면 연어의 수가 줄어들수록 연어의 동선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개체수에 굉장히 민감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일찍이 2,500Km가 넘는 제방과 보를 무너뜨렸고 지금도 계속 작업중에 있다고 한다.

이처럼 연어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 그리고 그 상상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감성력 팡팡 터지는 이 생선에게는 좀 미안하고 잔인한 말이지만, 연어는 참 맛있다. 오늘은 감성의 우뇌의 활동을 조금 줄이고, 좌뇌의 인지능력과 이성능력만 가지자. 식재료로서의 연어를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가 먹는 연어의 종류는 7가지 정도가 있다. 연어라고 해서 다 같은 연어가 아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라고는 주황빛의 속살이라 그 놈이 그 놈이겠거니 하지만 실상은 그 크기부터 지방의 분배까지 그 특징과 맛이 조금씩 다 다르다.

연어는 크게 태평양 연어와 대서양 연어 두 가지로 나뉜다. 태평양 연어에는 왕연어, 홍연어, 은연어, 백연어, 시마연어 등이 있으며 대서양 연어에는 아틀란틱 연어와 브라운 송어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몇가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1. 왕연어(King Salmon)

캄차카 반도를 중심으로 북태평양을 돌며 서식하는 연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연어 중에 가장 크고, 그 크기만큼이나 맛도 가장 최상급이다. 맛이 가장 좋다고 평가되어 오랜 기간동안 남획되어 1950년 대비 그 개체수가 반절 가까이 줄었다. 맛과 품질이 뛰어나 스테이크 재료로써 가장 최상위급에 속해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 동북아 쪽에는 오지도 않는 비싼 놈이다. 캐나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 거의 수입소비하고 국내에서는 굉장히 찾아보기 힘들다. 가격은 노르웨이 산의 약 두배 정도다. 글쓴이는 가족들이 뉴질랜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가끔 생연어 상태의 왕연어를 받아먹는다. 지방의 폭팔감과 살결의 쫀득함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여느 연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품질임을 느껴본적이 있다. 감히 말하건대, 식당에 납품되는 연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2) 홍연어(Sockeye Salmon)

북태평양, 북아메리카 서부, 러시아 동부, 훗카이도 등지에서 서식한다. 속살의 색이 주황인 다른 연어들과는 달리 홍연어의 속살은 소고기 같은 선홍색이다. 왕연어 다음으로 맛과 품질이 우수한데, 양식이 되지 않아 자연산으로 유통된다. 그래서 가격이 비싼 편이다. 홍연어는 이름 그대로 외형이 붉고 속살도 매우 붉다. 이 점만 유념하면 된다.

3) 은연어(Silver Salmon)

홍연어와 비슷한 지역에서 서식한다. 양식이 잘 되는 어종으로 칠레산이 90% 이상이다. 양양 남대천에서 발견되는 것이 바로 이 은연어 종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라 마트나 뷔페 등에 납품된다. 훈제연어로 만들때 가장 선호되는 종이기도 하다.

4) 대서양 연어(Atlantic Salmon)

대표적인 양식 연어로 최근 국내에 붐을 일으킨 연어열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놈이다. 자연산 대서양 연어는 포획금지가 되어 자연산 유통은 모두 불법인데, 그래서 오로지 양식만 유통된다. 주요 생산국은 노르웨이로 ‘연어 무한 리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내 연어 유통의 태반이 바로 이 놈이다. 따라서 맛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그런 맛이지만 양식 연어의 안정성과 항생제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위험한 생선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연어는 노르웨이 산 대서양 연어와 칠레산 은연어로 양분된다. 하지만 연어의 안전성 문제는 연어의 숙명적인 숙제다. 호르몬과 항생제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양식 연어들을 과다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논란중이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임산부에게 연어 섭취 자제를 권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생연어는 비싸고 환경훼손을 이유로 구하기도 힘들다. 결국은 양식 연어가 정답이긴 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아 불안하기만 하다. 다만 너무 많은 섭취는 자제하자. 요즘 포케 열풍으로 인해 연어의 소비가 다시 증가되고 있어 연어 애찬론자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연어 이제는 조금 알고 먹을 때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