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8년 푸드 트렌드 7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새해는 다가오고 각종 연말시상으로 한해를 정리하는 시즌이다. 2017년 가장 핫한 배우들과 각종 사건 사고들이 연이어 보도된다. 한해를 마감하는 여러 이벤트들이 도시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 현재 우리를 붙들고 있는 유행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해본다.

요리는 몇년간 쭉 이어진 인류의 가장 핫한 아이템이었다. 경제가 불안정하다고는 하지만 먹고 살기가 예전보다는 월등히 나아진 지금, 인간의 소비 중 많은 부분은 여전히 엥겔지수를 높이는 패턴으로 활용된다. 먹기라도 잘 먹자. 스몰 럭셔리 경향은 음식의 다양화를 불러왔고, 음식문화의 다양성은 그 트렌드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는 건방지게도 이러한 경향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BBC와 가디언지의 푸드칼럼니스트 토니 네일러를 비롯한 음식전문가들의 자료들 중 공통분모를 분석하고 참고해보았다.

 

1. 장 건강을 위한 음식 – 발효식품

장에 좋은 음식 중 최고는 아마도 발효식품일 것이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발효 음식들이 있는데, 이 발효음식은 푸드 트랜드 리스트에 꾸준히 올라오는 항목이다. 영국 BBC는 이러한 식품군을 2018년 푸드 트랜드 1순위에 등장시켰는데 그 중에서도 유산균 함량이 많은 김치, 미소(일본식 된장), 케피어(양젖을 발효시킨 음료)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김치의 위상이 날로 커지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발효의 역사는 음식의 역사와 일맥상통 하기에 트랜드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조리 기법 중에 가장 위대한 조리기법임에는 분명하다.

 

2. 요리경쟁의 지속

‘요리’ 라는 아이템이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합류한 역사는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는 여전히 요리 경쟁 프로그램 내지는 요리 서바이벌에 환호하고 있으며, 경쟁 시스템의 도입은 많은 요리 매니아들에게 창의력을 자극시키고 실제 현역 요리사들에게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최근 스타 셰프 한국 방문과 더불어 다시금 시청률을 회복한 ‘냉장고를 부탁해’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요리 경쟁 프로그램 강자인 ‘마스터 셰프 시리즈’, ‘한식대첩’ 등도 TV에서 새로운 시즌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외국의 요리 경쟁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요리의 경쟁은 일반 매니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에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고 그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긴다. 또한 요리 아이템이 일반인들의 영역에 까지 확장되는 효과를 누리게 되어 요리로부터 파급되는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3. 저알콜 시장의 확대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순하리’ 열풍으로 저알콜 시장이 개척되었지만, 그 파급력은 잠깐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제 그 흥행가도의 첫발을 내딛은 상태라 앞으로 저알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마트에만 가보아도 다양한 종류의 리큐르와 저알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고, 특히나 일본에서 생산되는 과일시리즈의 맥주는 매니아들에게는 일찍이 Must-have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러한 시장을 영미권에서는 Booze-free beverages 라 부르는데, Booze는 우리말로 ‘곤드레 만드레’ 정도의 의미다. 술을 진탕 마시는 문화에서 점점 그로부터 해방된다는 의미인데,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술 권하는 사회’ 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4. 포케(Poke) 열풍

포케(Poke)란 하와이의 날생선 샐러드류 음식을 말한다. 아보카도나 방울토마토와 같은 식재료와 함께 샐러드를 해 먹거나 일식처럼 밥 위에 간을 한 참치나 연어를 올려먹는 형태다. 일찍이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하와이 진주만 공습 후, 그들의 음식 문화를 하와이에 유산처럼 남겨놓았다. 미국에서 소비되지 않던 참치나 다랑어 같은 음식들도 일본의 영향으로 하와이의 음식 문화로 남게된다. 현재 뉴욕에서 포케 음식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런던 등지의 유럽에서는 아직은 낯선 음식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뉴욕의 문화권인 이상 곧 음식 문화의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회’ 라는 식문화에 낯설지 않은 우리 나라지만 ‘날 것’의 생선을 활용한 음식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오지에 가깝던 우리 나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5. 더욱 특별한 차 문화

작년 가을 무렵, 스타벅스는 ‘티바나’ 라는 티 전문 브랜드를 국내에 런칭했다. 2000년대를 강타한 커피 열풍이 조금은 식어버린 현재, 커피산업의 선두기업인 스타벅스가 ‘마실 것’의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이다. 차 문화는 사실 동양권 문화에 가깝지만, 차를 상업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영국을 위시로 한 근대 서구사회임에 틀림없다. 그래서일가, 차의 상품화는 여전히 서구사회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동아시아의 차 문화는 다도와 같은 경험적 형태의 상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에, 서구 사회의 차는 여전히 소비적이고 사치적이다. 영국 왕실과 귀족의 차 문화에 기반한 이러한 형태는 이제 커피와 동등한 위치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커피보다는 조금 더 고급적인 취향으로 여겨지는 차는 2018년 푸드 트랜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즐겨마시던 차들이 새로운 형태로 리뉴얼될 것이고 제3세계 국가에서 마시는 차들이 새로운 형태로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 푸드 사이언스의 시작, Heme

2018년은 푸드 사이언스의 첫 해가 될 지도 모르겠다. 빌 게이츠와 같은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식물성으로 만든 대안 쇠고기(Heme, 그리스어로 ‘피’ 라는 뜻)에 막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임파서블 푸드’나 ‘멤피스미트’, ‘골드앤그린’ 과 같은 식품 스타트업 기업들이 식물성 원료를 가지고 고기맛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대안식량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가 육류생산에 엄청난 에너지 소비와 환경파괴가 이루어진 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친환경 음식으로도 평가받을 기회다. 식물성 고기 뿐만 아니라 단 하나의 단백질 유전자 혹은 근육 유전자 세포를 이용해 고기를 만드는 기술도 현재 개발단계에 있다. 다만 현재 GMO라는 유전자 변형 음식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이러한 푸드 사이언스가 어디까지 인정받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7. Bowls 컨셉의 성장

앞서 말한 포케 음식의 핵심은 바로 이 보울(Bowls)에 있다. 오목한 보울 형태의 접시에 밥과 샐러드류를 올려 함께 먹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보울은 전형적인 원디시(one-dish, 한 접시에 여러가지를 함께 담아 먹는) 활용이 가장 유용한 형태로 평가 받는다.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패스트 캐쥬얼(Fast Casual) 시장에서 볼 컨셉은 핵심적이었다. 한 그릇에 담아 순차적으로 골라 먹을 수 있는 컨셉은 국적 불문하고 다양하게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비빔밥도 보울 컨셉에 가깝지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비벼먹는 다는 점에서 서양식 식문화랑은 약간 거리가 있다. (실제로 많은 서양인들이 비빔밥을 비벼먹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따로 먹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보울 컨셉 요리들이 흔한 식재료를 담아 놓은 것이라면, 이제는 좀 더 지역적이고 특색있는 식재료, 유기농, 건강식에 부합되는 재료들을 지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