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마을 오리불고기

 

오랜만에 지인들과 술 한잔 하기로 했다. 1년에 한번 정도씩 가는 가야공원 냉수탕 가든을 가자고 했다. 약속날 오후, 일행 중 한명이 안창마을에도 오리고기집이 있다며 거기에 가보고 싶다 했다.

안창은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마을이라고 한다. 오리고기가 언제부터 왜 팔게 되었는지는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가야공원과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는 그 안창마을에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살았었다. 그 덕분이랄까. 어릴적부터 오리고기는 자주 먹었었다. 친한 친구의 큰집이 오리고기집을 해서 더더욱 자주 갔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이사를 가고난 이후로는 한참동안 찾지 않았다. 그만큼 안창마을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가기가 힘든 곳이다. 그만큼 높고 외딴곳에 위치하고 있다.

서른이 넘어서 신랑 손에 이끌려 오리불고기를 먹으러 갔다. 내가 가던 식당들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맛도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단, 안창마을의 오리불고기 집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생고기를 쓰는 식당과  냉동고기를 쓰는 식당. 일행이 인터넷에 검색해 본 곳은 ‘안창집’이었다. 내가 어릴때 한번씩 가던 곳이기도 하다.

이 집은 옛날부터 생고기를 사용해왔다. 그래서 인지 맛도 좋았고 손님도 항상 많았다. 안창집은 다른 식당과 좀 다른점이 하나 있다. 바로 ‘볶음밥’이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였던걸로 기억한다. 대신 그냥 밥과 국수를 주문할 수 있다. 밥을 시키면 시래기국이 따라 나온다. 볶음밥이 없기 때문에 불판이 구멍이 나 있어서 기름통이 따로 없다. (오리불고기는 밥을 볶을 때 오리기름을 한숟가락 넣어주면 고소하고 맛이 좋다.) 오리불고기 양념은 빨갛지만 맵지 않아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가족단위로 오는 손님들도 많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가야공원의 오리불고기는 한접시에 3만원이고, 안창마을은 2만원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1석 2조다.우리 일행 4인은 오리불고기 2접시와 밥한공기, 국수 한그릇을 시켜서 배불리 먹었다. 국수는 멸치 육수의 향이 우러난 평범한 맛이다. 하지만, 양념고기를 먹고난 후의 국수는 입안을 깔끔히 정리해 주는 느낌을 들게 했다. 물론, 공기밥과 함께나온 시래기국도 그러하다.

그렇게 우리는 오리불고기를 맛있게 즐긴 후 하산하여 2차 집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