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골프계가 유망주들을 키우는 방법

골프계가 유망주들을 키우는 방법

은퇴한 박세리 골퍼가 미국에서 주니어 대회를 주최했다. 박세리는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 못지 않은 명문 대회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회 풍경과 분위기도 긍정적이고 밝았다. 박세리는 주최자로서 열심히 현장을 돌며 어린 유망주들과 대화하고 격려하며 분위기를 돋궜다. 어렸을 때부터 오직 골프 한길만 보며 성장했던 박세리로서는, 어린 유망주들이 국제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와 환경도 배우고 이해하며 친구도 사귀는, 전인적인 환경을 꽤나 이상적으로 그려왔던 듯 하다. 대회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어린 선수들의 표정도 밝았다. 특히 미국 주니어 선수들은 롤모델로 여기던 박세리 선수와의 만남에 크게 감격해했다. 자신의 경기에 실망해 울고 있던 애슐리 심을 응원한 박세리의 모습은 대회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선수들 중에선 오직 박세리 선수를 보기 위해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도 있을 정도였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송도훈 군은 ADHD 장애를 앓는 중이었다. 송도훈 군은 대회를 후원하는 하나은행이 특별히 출전권을 줘 출전했는데, 하나은행은 자폐 장애를 가진 이승민 선수와 타이틀 계약을 하는 등 장애를 지닌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렇듯 대회 풍경은 아주 훈훈하고 긍정적이었다.

미국 프로 골프의 경우엔 정상급 골퍼들이 거의 대부분 자기 자신의 자선 재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박세리가 이름을 내건 주니어 골프 대회 역시 미국 주니어 골프 협회에게 도움 요청을 받은 박세리 선수의 적극적인 합류로 이뤄졌다. 재밌는 것은 이런 유망주들을 위한 대회나 자선 행사들 대부분이 선수들이나 후원회의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이었다.

사실 축구나 야구같은 타 종목에 익숙한 나로서는 유망주를 육성하고 스포츠로서 사회적 공헌을 하기 위한 플랜을, 협회차원이 아닌 선수들 개개인의 자선 재단과 후원회를 반드시 끼고 진행한다는 게 좀 이색적이었다. 이런것들이 관례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협회로서는 자금력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후원기업의 자본이 없다면 진행하기가 힘든 것인지, 아니면 사실 협회가 별다른 플랜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의 경우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딱히 장애를 가진 골퍼를 후원하거나, 장애 학생들을 위한 골프 교육을 통해 사회적 공헌을 한다거나 하는 계획이나 플랜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 골프 협회 차원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협회가 후원사나 정상급 선수들의 참여가 없이는 이런 플랜을 가지기 힘들더라도, 협회 차원에서는 미약하나마 큰 그림이라도 그려놓는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골프의 경우 어린 유망주들을 위한 후원, 그리고 장애 학생들을 위한 골프 교육을 통한 사회적 공헌 같은 것들을 통해 이미지를 좋게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협회로서 큰 그림이나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러프하게라도 그것을 그려놓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