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생선들

먹는 걸로 속이면 3대가 저주에 걸린다. 미리 경고해 두건데 아마 그럴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입을 모아 그런 마음을 가진다면 절대 잘될 리가 없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걸로 장난치는 불량스러운 업자들이 많다. 원산지를 속이는 것 정도는 애교고 아예 식재료의 이름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식재료가 바로 어류, 생선이다. 생선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별해내기 힘들다. 하긴 식재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돼지고기와 소고기도 제대로 구별하기 힘들어 한다. (참고로 팁을 하나 주자면,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붉은 색을 많이 띠면 소고기, 핑크색에 가까우면 돼지고기 이정도만 알아도 된다) 어쨌든 육류와는 또다르게 생선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종류도 많고 도다리와 광어처럼 비슷하게 생긴 놈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싼 어종을 값비싼 재료로 둔갑시킨다던지 원산지를 속이는 것은 큰 문제에도 들지 못한다. 가끔은 먹어서는 안되는, 혹은 알고 나면 누구라도 먹지 않을 생선을 버젓이 먹을 수 있는 놈으로 속여판다는 것이 문제다. 그 중 대표적인 몇몇을 소개하겠다

1.  가짜참치, 가짜메로 – 기름치

기름치는 참치로 알려진 다랑어과가 고등어과임에 반해 갈치꼬리과 생선이다. 정식명칭은 ‘기름갈치꼬리’ 혹은 ‘흑갈치꼬리’ 라고 불리며 영어로는 ‘oil fish’ 다. 참치와는 버젓이 다른 물고기인 셈이다. 생김새는 먹음직스러워도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을 가지고 있기로 악명 높은 생선이다. 그런데 버젓이 참치전문점에서 사용되기도 하고, 회를 특별히 다루는 집 같아보이지 않는 식당에서 나오는 정체불명의 회덮밥에 쓰이기도 한다. 특히 무한리필이나 뷔페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생선 중 하나다.

기름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살의 25% 정도가 전부 기름이다. 문제는 이 기름의 성분인데 사람과 동물은 절대 소화시킬 수 없는 ‘왁스 에스테르’ 라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왁스라는 이름을 보아서도 무시무시하듯이 이 성분은 지방산과 지방알콜의 화합물이며 천연의 고분자 중합체이기도 하다. 쉽게 비유해서 말하면 거의 ‘플라스틱’에 가깝는 것이다.

물론 우리 주변의 천연에서도 이런 물질은 어디에나 있다. 사라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의 주성분도 왁스 에스테르다. 하지만 문제는 소화다. 물고기라면 환장하고 덤비는 바닷가의 새들도 이 생선만큼은 피해갈 정도다. 소량의 기름치는 소화되지 않아도 다른 음식물과 적당히 섞여 배출되지만, 많은 섭취를 했을 땐 끔찍한 설사를 유발한다. 성분자체가 인체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성분이 그대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특히나 노인들이나 유아기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고, 특히나 이 기름치가 사용되는 식당이 주로 대량으로 먹을 수 있게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2012년부터 식용사용을 금지해왔으나 여전히 속여판다. 몸에 축적되거나 발암물질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소화능력과 소화액이 기름치가 가지고 있는 성분의 분자구조 자체를 깨트릴 수가 없다. 다만 어마어마한 나이아가라 버금가는 설사를 할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2. 도미를 도미라 부를 수 없는 이유 – 틸라피아

사실 비양심적인 뷔페들이 이런 류의 생선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 뷔페에서 기름치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애용되는 생선이 바로 틸라피아다. 기름치를 참치라는 이름표로 가려 내놓았다면 틸라피아는 ‘도미’ 라는 이름표로 가려 내놓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원산지는 아프리카 모잠비크로 알려져 있으며 대량 양식은 태국과 베트남, 중국 남부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틸라피아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이름 체계를 ‘역돔’ 이라고 불리는 데서 출발한다. 이름이 ‘역돔’ 일 뿐, 바닷물고기인 도미과의 ‘감성돔’ 이나 ‘참돔’과는 태생부터 다르다. 그렇다, 민물어종이다. 맙소사, 민물을 회로 먹다니.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어종답게 척박한 환경에서도 아주 잘자란다. 사막의 오아시스나 밀림의 습지 등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 민물에서 생활하는 물고기지만, 염분이 섞인 물에서도 살 수 있다. 즉 생명력 끝판 대장의 생선이다. 그렇다고 못먹을 생선은 아니다. 아프리카에서 판매하는 생선튀김은 죄다 이 틸라피아를 썼다고 생각하면 편하고 미국에서도 이 물고기를 먹는다.

그런데 이 망할 놈의 생존력이 또 문제다. 생존력이 너무 좋다보니,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중국의 양식장 틸라피아의 환경은 그야말로 극악의 환경이라는 것이다. 비양심적인 중국 양식업자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값싼 사료와 저질스러운 환경에서 양식을 한다. 항간에는 돼지똥을 사료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문제는 심각했다. 이에 미국 FDA에서 제재와 수입제한을 하겠다고 경고를 했으나, 사실상 큰 대책 마련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이런 생선들을 못먹는 것은 아니다. 미국사람들도 먹고, 중국사람들도 먹는다. 다만 회로 먹진 않는다. 물론, 수입되는 대부분은 냉동품 형태의 순살로 들어온다. 어느 정도의 위생처리는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맛과 식감에서는 도미와 비교하여 너무나 초라해진다. 굳이 이런 식의 도미를 도미라 먹고 싶진 않다.

3. 다금바리는 없다고 보면 속 편하다 – 능성어, 민다금바리

 

엄청난 고급어종, 나 같은 일개 서민은 일생에 한번 먹는 것만으로도 바다를 다 먹은 듯한 기분이 들 생선이다. 가격으로 치면 회 한점에 몇 만원씩 하는 귀한 고급어종이다. 잘 잡히지도 않고 양식도 안된다. 횟집 사장님이 직접 출조를 나가시는 분이 아니라면 다금바리를 메뉴에 내놓고 파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능성어나 민다금바리를 다금바리라고 속여서 파는데, 이 두 생선은 사실 앞서 소개한 생선에 비하면 먹지 못할 수준의 생선은 아니다. 능성어는 제법 위생적인 환경에서 양식되고, 사실 능성어 자체도 고급어종이긴 한데 다금바리가 워낙 고급어종이라 그만큼의 대우를 못받는 것이 실정이다. 민다금바리 역시 주로 중국에서 양식되는데 문제는 민물고기라는 것. 민물고기는 자고로 회로 먹는 것이 아니다. 익혀먹자. 참고로 진짜 다금바리에는 살에 붉은 기운이 없다. 그러니 사진과 같은 회가 다금바리라고 나온다면 당장 상 엎고 식당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