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와 방향의 미학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어디로든 내달렸다. 그러면 모든 그의 주위 존재들은 뒤로 밀려났다. 그만큼 빨랐다. 그 속도라면 응당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가 달려 나가는 방향이다. 가장 빠른 속도는 세계 1위일지 모르지만, 그 타이틀이 성립 되기 위해서는 골인 지점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즉, 출발선을 지나 도착점에 정해진 룰에 따라 다른 이들과 경쟁하고 다다라야 한다. 그 사나이의 이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뇌리속에 박혀 있지 않은 건, 그가 어느 대회에서 타이틀을 따지 않았거나 방향을 준수하지 않은 내달림의 결과였으리라. 설령, 정말 그가 속도는 가장 빠르더라도 말이다.

 

여기에는 또 한명의 신기록 보유자가 있다.

그녀는 세상에서 어떤 것이든 멀리 보내는 재주가 있었다. 조약돌을 들어 던지거나, 야구 방망이로 휘둘러 무언가를 맞추거나. 발로 차서 저 멀리 보내는 모든 것들은 어떤이가 와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어느 날은 그녀보다 멀리 보내지 못해 좌절했던 한 사람이 와 제안했다. 자, 무조건 멀리 보내는 것 말고 지정한 방향으로 보내는 걸로 승부를 가립시다. 흔쾌히 제안을 받아든 그녀는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저 멀리 보내는 건 무엇이든 간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 덜 보내야 했을 지점이 있었음에도, 그녀의 사물들은 그것을 그저 지나가기만 했다.

 

그래서 도출 된 몇 가지.

 

방향.

거리.

힘조절.

 

위에 언급한 사나이와 여자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목표를 정해 놓고 달려가야 하는 인생의 본모습과 골프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이 세가지를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비단, 운동에만 필요한 것이 아닌, 인생의 지혜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말은 쉽다. 생각은 용이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저 세가지를 그르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내 맘대로 되지만은 안는 법. 그래서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배우고, 또 열정적이어야 한다. 방향을 잡고, 거리를 분배하여 그만큼의 힘조절을 하는 것.

 

골프에서 읊조리던 것을 인생에서도 읊조리면, 어쩌면 골프는 좀 더 재미있고 소중한 스포츠가 될지 모른다. 인생의 미학을 속삭이는 그 존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