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의 떡, 모두의 떡

참 신기하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많은 것이 바뀌어 있다. 나만 빼고 변해가는 세상이 야속하리만큼. 기술의 발전이야 누구에게라도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얇아지고, 휘고, 커지고, 작아지고….이전에 보지 못했던 휘황찬란한 모양들이 기술이라는 이름아래 변하고 또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변하는 것은 비단 그런 첨단의 것들만이 아니다.

 

당장 ‘떡’을 생각해보자.

머리에 뭐가 떠오르는가. 찹쌀떡, 인절미, 개떡, 꿀떡 등. 아마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것들은 많아야 열 개 안팎일 것이다. 더더군다나 첨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 옛날 사람들이 먹던 것을 현재의 우리가 즐긴다는 이미지 때문에 기술적으로나 트렌드 쪽으로나 새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떡의 변화들을 보았다. 인절미에는 어느새 앙금이 들어가 ‘앙절미’라는 이름이 탄생하였고, 떡과는 대비적으로 쌍벽을 이루는 빵의 요소인 카스테라가 뿌려지면서 카스테라 떡이 탄생하였다. 먹는 법도 특별해봐야 지지는 것이 전부였던 것에 반해, 이제는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와 즐기기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떡에 심혈일 기울여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치즈녹두 찰떡이나, 녹두치즈앙금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보았을 때는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나만 변하지 않고 있구나…라는 작은 탄식과 함께.

 

떡의 기원은 밥보다 빠르다. 농경이 시작되자마자 함께 했고, 삼국시대 솥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주식을 책임졌다. ‘시루’가 ‘솥’보다 빨리 생겨난 이유다. 가루내어 ‘빚고’, 구멍 내어 ‘찐’ 떡이라는 존재는 어떤 것보다 오래 되었으면서, 지금에는 나보다 더 빨리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잠시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혀진듯 하지만, 내가 돌아보았을 때는 화려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미운 놈 떡하나 더 준다거나, 누워서 떡먹기의 시대가 아닌 것이다.

 

이 새로운 존재를, 변화를, 개성을, 맛을 입에 넣어 오물거리고 싶다. 그러면 올라오는 그 맛과 조화, 오묘함의 끝에서 떡이 왜 이렇게 발전하고 변했는지를 알 수도 있겠다 싶다. 맛도 맛이지만, 대체 나는 무엇을 변화 시켜야 할까도 생각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정도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변화인지에 대한 방향성이다. 많이 변하고 발전했다고 한들, 맛이 없는 떡은 그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될테니.

 

이 변화들을 모두 모은 것이 모둠의 떡이니 그 깨달음과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둠의 떡은 모두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다. 복잡하게 존재이니, 변화니….라는 고민은 집어치우더라도, 맛을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분명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