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도 ‘Easy come, Easy go’ 하라! – 상쾌한변화 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말들에는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법이다. 인생사 새옹지마, 그러니 ‘지금 힘들다하여 쉽게 좌절하지 말 것이며 지금 잘 나간다하여 자만하지 말지어다.’ 뭐, 그런 얘기들처럼. 그 중에서도 내가 매순간 절실히 체감하는 말은 바로, 쉽게 번 돈 쉽게 나간다, 영어로 ‘Easy come, Easy go’

자연의 섭리, 세상의 진리란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어딘가엔 끝이 있다는 것. 특히 힘들이지 않고 쉽게 벌어들인 것들일수록 그 출구, 그 끝이 가깝게만 느껴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런 이치를, 옛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마땅히 그러해야할 보편적 당위를 거스르는 신체 생리 현상이 있다. 그것은 매우 갑갑하고, 더부룩하며, 심각할 때에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현상이다. 그것은, 바로, 변비.

나는 사실 태어나서 만성적인 변비를 겪어본 적이 없다. 위가 약해서 자주 위산이 역류하고 명치에 가스가 차오르는 불쾌함을 느끼는데, 정작 장만은 누구보다 건강해서 매일 화장실에서 쾌변을 하는 편이다. 음식을 소화시키느라 힘들어하는 연약한 동생 위에게 “어이, 조금만 버티라구. 대충 나한테 넘겨주면 내가 다 처리할게.”하는 듬직한 형 같은 장이다.

그런 내가 딱 한 번, 변비의 고통을 느꼈던 적이 있는데 어깨 수술 후 후유증의 여파 때문이었다. 전신마취 수술을 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한 동안 배뇨. 배변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쿡쿡 찌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뱃속은 꽉 찼는데 아무리 화장실에 가서 용을 써도 배출이 안 되는 거다. 몸 어딘가의 스위치가 고장 난 기분이었다. 으레 있는 일이라며 의사는 별 신경을 써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 때 태어나 처음으로 ‘못 먹는 것보다 못 싸는 게 더 괴롭다’ 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퇴원 후 2,3주를 더 후유증으로 시달리다가 겨우 본래의 상태로 돌아오는가 싶었는데, 이상하게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변비가 심해졌다. 변비약을 계속 먹으면 면역이 생길 것 같아서. 기능성 요구르트, 물, 삶은 양배추 등등 변비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었는데, 그 중에서도 당시 엄마가 다이어트 용으로(사실은 숙번 제거용으로) 먹던 클로렐라 알약을 먹고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다시 내 아랫배가 두둑해지는 기분이 든다. 맛있게 음식을 먹고서 시원하게 내보내지 못하는 일이 이리도 괴롭단 말인가. 음식의 ‘Easy come, Easy go’ 가 절실했던 날들이었다.

생각해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만큼 ‘Easy come’ 한 게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질 만큼 먹는 일에는 어떤 괴로움도 노력도 따르지 않는다. 지극히 당연한 식욕이란 본능을 최선을 다해 충족시킬 뿐. 이렇게 쉽게 얻은 포만감과 만족감이라면, 쉽고 빠르게 ‘Easy go’해야 이치에 맞는 법.

하지만 포만감은 날아가도, 여전히 우리의 뱃속에, 그 장 속에 ‘변’이 되어 남겨진 음식들은 좀처럼 나갈 생각을 않는다. 바로 저기 코앞이 출구인데, 아무리 밀어내려 해도 세상 밖으로 나서지 않고 아랫배만 두둑하게 만든다. 옛 사람들의 지혜를 무색하게 만들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이 오만방자한 ‘변비’ – 이제 더 이상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는 사실, 변비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식이섬유란 놈을 챙겨 먹자니 의외로 번거로운 게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미역, 다시마, 함초, 이런 건 워낙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맛있다고는 못하겠다. 억지로 먹는 거다. 몸에 좋다고 하니까.

‘상쾌한변화’ – 분명 다섯 글자인데 중간 두 글자가 유난히 눈에 띈다. ‘쾌’, ‘변’. 맞다. 이 ‘상쾌한변화 환’ 이야 말로 변비를 혼쭐내 줄 처방이자, 자연의 섭리를 지키게 해줄 묘약이다. 양배추, 차전자피, 다시마, 미역, 클로렐라, 함초까지 다 들어갔다. 미네랄, 비타민 풍부한 건 당연하고, 죄다 식이섬유 대장들이다. 이 정도면 아무리 고약한 숙변이라도 견뎌내지 못하리라. ‘Easy come, Easy go’ – 상쾌한변화 환이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