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팀 플레이

팀 플레이

J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늘은 골프 뉴스에 워낙 자주 떠서 주목하게 된다. 실력에 외모도 출중하니 팬들의 성원도 아주 대단하다. 그러나 사실 누가 어디서 몇승을 하고 어디서 우승을하고 어디서 이겼는지는 내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건 골프 칼럼이지 않는가. 심지어 난 골프도 잘 모르기 때문에 내 주의를 끄는 흥미로운 요소를 뉴스 안에서 찾아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김하늘 선수를 주목했던 이유는 바로 인터뷰 하나에서였다.

김하늘 선수에겐 6살 터울의 친동생이 있는데 이 동생이 누나를 따라서 골프에 입문해 현재는 2부와 3부투어에 출전하고 있다. 다만 동생의 골프 실력은 누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걸 자타가 모두 알고 있는데, 김하늘 선수는 이 동생에게서 아주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동생이 보는 눈이(특히 누나의 스윙을) 아주 좋아서 김하늘 선수의 스윙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귀신같이 알아챈다는 것이다. 이에 김하늘 선수가 일본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한 올해, 김선수는 동생에게 아예 시즌이 끝날때까지 옆에서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고 동생과 함께 움직이는 중이다. 일본에서 거둔 6승중 3승이 동생과 함께 일궈낸거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같이 일본에서 활약중인 이보미 선수의 부진이 이어지자 캐디인 시미즈 시게노리 씨는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의 피로가 누적된 듯 하다.” 며 밝혔다. 그리고는 이어 “최근 이보미 선수가 스윙이 좋을 때의 느낌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김하늘 선수의 친동생이 캐디로 활동하는 건 아니겠지만 이보미 선수의 경우도 그렇고 확실히 골프는 선수 혼자만 하는 운동은 아닌듯하다. 어떻게 보면 전술을 짜는 재미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이 잘 눈에 띠지는 않아서 그렇지 캐디들이 알게 모르게 선수에게 주는 영향은 참 클 것이다. 이런 두뇌싸움은 깊은 단계의 스포츠 관람에서는 더욱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필드 현장에서 그런 전략과 회의 두뇌싸움이 바로바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미식축구에서는 주장인 쿼터백의 헤드기어에 무선 마이크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경기 중에 실시간으로 감독과 무선으로 통신하면서 작전을 회의하고 바꾸기도 한다. 미식축구가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떡대들이 부딪치는 운동같지만 조금만 장막을 걷어내고 보면 거의 장기나 바둑과 같은 수싸움들의 향연이다. 그 중심에는 미국 특유의 스포츠 문화도 일조한다. 미식축구 중계 도중에는 이 쿼터백과 감독의 무선 통신 대화가 그대로 전송되기도 하고, 작전타임 중의 라커룸은 그대로 티비에 공개된다. 그 안에서 싸우고 지지고 볶는 것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하는데 이것은 흥미를 돋구기도 하지만 실시간으로 부딪치고 변화하는 전술, 머리싸움을 중계하는 것에도 있다. 골프는 워낙 신사들의 스포츠라 그런 현장이나 캐디들과의 대화까지 중계할수는 없겠지만, 골프선수들이 그리는 수나 작전이 좀더 선명하게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중계 도중 노출될 수 있다면 아마 보는 이들이 좀더 흥미를 가지기도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골프는 팀 플레이지만 팀이 안 보이면 사실 이게 팀 플레인지 알 수가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