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깨무는 부럼

견과류를 두고 ‘지구가 선물한 건강식품’이라 칭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선정한 ‘건강식품 톱 10’에 당당히 들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도 ‘부럼’이라 하여 정월대보름이면 견과류를 깨물어 부스럼 나지 않도록 비는 풍습이 전해져 왔다. 부스럼은 종기를 뜻하는데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견과류에는 비타민 E가 다량 함유되어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으니, 부럼을 그저 상징적 의미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더불어 부럼 깨무는 행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 태평의 염원이 담겨있다. 견과류는 영양이 풍부한 것은 물론 심장과 혈관 질환 발병률을 대폭 낮춰준다. 또 오메가-3가 함유되어 뇌 건강에도 좋다. 때문에 꾸준히 섭취하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음식이다. 부럼은 아마 이렇게 좋은 견과류 섭취 장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캠페인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과학적 분석을 통해 효능을 밝힌 것은 아니래도, 견과류가 무진장 좋다는 걸 조상님들은 익히 알고 계셨던 게 아닐까?

 

속 알맹이를 단단한 껍질이 감싸고 있는 과일, 견과류. 그 중에서도 호두나 땅콩, 아몬드, 잣 등은 일상에서 접하기 쉽다. 지방이 풍부하고 고소한 데다 식감까지 매력적인지라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어느새 계속 집어먹게 된다. 허나 과유불급의 진리에 따라 견과류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 기능 저하와 비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보통 1온스, 그람으로 치면 28 정도가 전문가 권장량이다. 땅콩은 10알 정도, 호두는 2개, 아몬드는 5개쯤. 적당량만 섭취하면 포만감 주는 견과류 특성상 식욕 조절 수단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문제는, 견과류를 다양하게 갖추어 매일 무게를 재어가며 꼼꼼히 섭취하는 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란 거다. 건강 목적으로 먹으리라 다짐하고 가지각색 견과류를 한 봉지씩 사다 쟁여 놓는 결심까진 훌륭하다. 하지만 그렇게 상비시킨 견과류는 입이 심심해서 한 움큼, 반찬으로 조리느라 한 컵, 마침 냉장고에 사다 둔 맥주가 있길래 안주삼아 한 접시. 이런 식으로 야금야금 축 내다보면 금세 바닥을 보이기 십상이다.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둘째치고 다양한 종류를 따로 사서 양껏 갖추어 놓으려면 우선 비용이 많이 든다.

 

요즘엔 하루 권장량만큼의 견과류를 손바닥만 한 봉지에 종류별로 담아 파는 상품이 인기다. 매일 한 봉지씩 뜯어먹기만 하면 견과류의 좋은 효능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거다. 구성 견과류 종류도 제품마다 다양해서 매 달 바꾸어가며 색다르게 즐길 수도 있다. 여기, 말린 과일 한 두 종류 함께 들어있다면 금상첨화다. 단기간 섭취로도 효과가 대번에 나타나는 게 견과류다. 꾸준히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 따로 조리할 필요도 없고 음식 냄새도 없고 먹고 난 후 설거지가 생기지도 않는다. 작은 봉지 하나만 버리면 끝. 보관에 따로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동 중에 섭취해도 상관없다. 이토록 쉽게 건강을 챙길만한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돈도 별로 안 들고 귀찮지도 않은데 어지간하면 먹는 게 이득. 그저 남이 다 해 준 것 뜯어서 냠냠하면 되니까. 하루가 쌓여 주와 달이 되고, 년으로 모여 생이 되듯, 매일 한 봉지씩 평생의 건강 습관 들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