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보너스는 ‘시간 500프로’입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조직에 창의력을 불어넣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들에게는 스스로 통제할 권한을 주어라. 그렇다면 그들을 대게 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구글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창의적 집단이다. 젊은이들은 다들 구글에 입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구글의 이 방식이 심리학적으로 상당히 진보된 관리법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리학자 칼 던커는 양초를 가지고 재미있는 행동과학 실험을 했다. 그는 실험실 안에 실험대상자를 들어가게 하고 압정이 들어있는 상자, 그리고 양초, 성냥갑을 주었다. 그리고 대상자들은 양초를 촛농이 떨어지지 않게 벽에 붙여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초를 압정으로 벽에 고정하거나, 양초의 옆면을 녹여 붙이려고 시도하다 실패한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법을 찾는다. 바로 압정을 담아두었던 종이 박스를 압정으로 벽에 고정하고 그 속에 초를 올려놓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평균 5분이 걸렸다.
이 실험을 보고 프린스턴 대학교의 샘 글럭스버스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더 빨리 문제를 풀게 하기 위해 가장 빨리 푼 사람들에게 돈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사람들은 돈을 받기 위해 아주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금전으로 강하게 동기부여된 이 사람들은 몇분에 이 문제를 풀었을까? 답은 8분 30초이다. 3분이상 더 걸렸다. 이해할 수 없다. 돈까지 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달려든 사람들이 시간이 더 걸리다니. 문제는 바로 이 금전 보상에 있었다. 사람들은 돈을 받기 위해 문제를 빨리푸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심리적 시야가 좁아졌고 압정박스를 받침대를 쓸 수 있다는 창의적 생각에 좀처럼 이르지 못했다. 결국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전적 보상이 오히려 해결을 방해한 것이다.

말에게 당근을 주는 상황에서 조련사들은 주위를 가려 당근만 보이게 한다. 이것은 좌우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만 가라는 의미다. 즉 목표가 확실해졌고 좌고우면하지않고 정상정복을 하는 것만이 답일때 당근과 같은 금전적 물질적 보상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고지 정복이 끝나면 양상이 달라진다. 어디를 정복해야 할지, 어떻게 정복해야 할지와 같은 창의적인 문제로 가면 채찍과 당근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명예와 인정이라는 장치가 더 효과를 발휘한다. 채찍과 당근을 써야할때가 언제인지, 인정을 해줘야 할때가 언제인지의 국면을 잘 보는 것에 따라 리더의 조직장악력이 달려있다.
창의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명예와 인정이외에 아주 중요한 기제가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가장 강력한 보상 중의 하나다. 돈처럼 계산이 안되지만 사람은 시간을 뺐겼을 때, 본능적으로 가장 큰 박탈감을 느낀다.

도쿄의 한 서점에 갔을때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싱글 몰트 위스키를 파는 바(bar)가 보였다. 신기해서 한잔을 시켜보았다. 한 모금을 하고 잠시 앉아 있다보니 가족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옆 테이블에 와서 앉았다.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단아한 여자 스텝이 다가와서 우리에게 자리를 옮겨주겠다고 했다. 별 이상한 상황도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단체손님이 들어오면 소수 인원에게 자리를 옮겨달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그런데 스텝이 자리를 옮겨준다고 한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저희 가게에 오셔서 위스키를 드시며 좋은 시간을 만끽하고 계신데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귀한 시간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용한 자리로 옮기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리를 옮겼고 정말 더 푹신한 쇼파가 놓인 자리에서 그 스테프의 말처럼 시간을 ‘만끽’했다. 이 서점은 자신들이 파는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만끽할 수 있는 시간과 휴식이 이 독특한 서점, 다이칸야마 츠타야의 최고 상품이다. 시간이란 것은 이처럼 가장 값진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시간은 그 시간을 잘쓸 수 있는 사람에게만 보상이 된다. 시간을 통제하고 시간으로 통해 새로운 창조를 끌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시간통제권을 완전히 부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동기를 부여하고, 전문적이며 창의적인 직원에게는 명령을 내려서라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 새로운 세계의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번달 보너스는 시간 500프로입니다”

=글_이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