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천원으로 세 끼 먹는 법

2017년 초, 알바몬은 아르바이트생 726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중 식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 한 끼 식대를 묻는 질문이 있었고, 평균 4176원으로 조사됐다. 순댓국 한 그릇 먹으려 해도 오천 원 이하를 찾기 힘든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때문에 메뉴를 정하는 데 있어 맛이나 기호보다 가격이 우선 고려사항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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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여기 하루 육천 원 정도 가격으로 세끼를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쪼잔한 팁 하나 소개하려 한다. 가난한 자취생 시절, 집에서 쉬는 날에는 자주 이 방법을 사용했고 나름 만족스럽게 하루 식사를 해결했다. 전제가 있다. 집에 밥솥과 쌀은 있을 것. 김치는 선택사항이다.

먼저 한 그릇만 배달하는 중국 음식업소를 물색해야 한다. 혼밥 시대에 웬만해선 해 주는 추세다. 주문할 메뉴는 간짜장, 이왕이면 곱빼기. 보통 오천원에서 칠천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을 거다.

주문 시, 짬뽕 국물 좀 넉넉하게 달라고 부탁한다. 운이 좋으면 커다란 대접에 퍼주는 집도 있다. 그런 집이라면 한 번씩 여윳돈이 생겼을 때 군만두 한 접시 정도는 시켜 먹도록 하여 감사의 마음을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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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짜장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배달되어 올 것이다. 면이 들어있는 그릇, 간짜장만 들어있는 작은 그릇, 짬뽕 국물이 담긴 그릇. 이때 그릇된 판단으로 한 번에 모든 걸 호로록 삼켜버리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말했든 이 한 끼는 세끼를 책임질 하루 양식이다.

우선 할 일은 소분이다. 작은 그릇 하나를 가지고 와 간짜장을 덜어낸다. 보통 배달되어 온 간짜장의 반 정도면 면을 비비기에는 충분하다. 소분한 간짜장은 랩을 씌워 냉장고에 고이 모신다. 짬뽕 국물은 그대로 전부 냄비에 옮겨 담는다. 냄비채로 가스렌즈에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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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먹을 차례다. 남은 간짜장 절반을 면에 비벼 맛있게 먹으면 1끼 해결. 약간 모자란 느낌이 든다면 30분만 기다렸다 먹는다. 퉁퉁 불은 면이 포만감을 줄 것이다. 맛을 따지는 건 사치다. 그럴 여유가 있다면 애초에 이 짓도 안 한다.

점심이 되면 행복한 고민에 빠질 특권이 주어진다. 짜장밥이냐, 짬뽕밥이냐. 짜장밥을 선택했다면 감자나 양파를 한 개 정도 구입해 같이 볶아 먹으면 훌륭하다. 입던 옷 주머니나 가구 아래 빈틈을 잘 뒤지면 천 원 정도는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추가 야채는 이 돈으로 구입하자.

짬뽕 국물에는 계란을 하나 풀면 좋다. 계란 한 개만 파는 가게가 요즘 잘 없기는 하지만 최대한 궁핍한 몰골로 나가 애원하면 적선하듯 팔아줄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로 주는 국물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밥을 만다기보다 비벼먹는 느낌에 가까우니 물과 고춧가루를 좀 더 넣고 끓여 넉넉하게 먹도록 하자. 약간 싱겁기는 해도 질보다 양 아닌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날에는 콩나물 오백 원어치 추가해서 얼큰 콩나물국으로 응용해 보자.

몇천 원 정도 꿍쳐둔 게 있다면 짬뽕은 저녁에 먹는 걸 추천한다. 소주 한 병과 함께 주안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 소주를 마시며 긍정적인 주제로 자신과의 이야기 꽃을 피워보자. 나 새끼, 비록 지금은 세 끼 이렇게 해결하며 살지언정 언젠가 팔보채와 유산슬을 먹다 남겨 버리는 날 반드시 오리라 희망을 품자.

되도록 반 병은 남겼다 다음에 마시도록 한다. 자제력이 강해야 오래버틴다. 마셨으면 바로 잔다. 화장실에 가야 한다면 바닥만 보고 걷는다. 적어도 다음날 아침까지 거울은 보지 않도록 신경쓴다. 그 안의 자신 모습 보게 되면 자칫 울텐데, 술 먹고 우는 것 만큼 진상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