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저축해라

 

한 회사의 인사부에서 신입사원 A씨를 뽑았다. 일을 잘 해 나갈 거라는, 회사를 성장시켜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 그 회사를 다니던 B씨는 얼마 전 회사에서 해고를 통보 받았다. 회사에서 그가 회사의 수익 구조에 협조해준다는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던 C씨는 점점 내려가는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이 회사가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거란 믿음이 없었기 때문. 비슷한 시기 외국계 유명 투자 회사가 이 회사에 투자금을 유치했다. 업계에서 강자로 부상할 회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 믿음 없인 아무것도 없다.

한 명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서로 득이 되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선 신뢰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간이든, 사람과 단체 간이든, 단체와 단체 간이든 다르지 않다. 신뢰의 중요성에 대해 몇 번이고 역설하고 싶지만 막대한 만큼 쉽지가 않다. 상상해 보라. 우리가 겪는 얼마나 많고 다양한 일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발생하는 것들인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은 마치 은행의 저축과 같다. 감정저축은행의 개념인데, 은행 업무와 같이 신뢰를 쌓는 “예금 행위”와 신뢰를 잃는 “인출 행위”가 있다. 예금을 많이 들어 놓으면 돈을 빼더라도 안정적인 것처럼, 신뢰를 많이 쌓아 놓으면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반면 예금이 적을 때 돈을 뺄 경우 마이너스 통장이 되거나 신용등급이 낮춰지는 것처럼, 신뢰가 별로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인출 행위를 계속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위험을 맞이하게 된다.

신뢰를 쌓는 “예금 행위”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사람을 대할 때 존중의 표시를 보이고, 차별 없이 대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 자신이 공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은 절대 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솔직해지도록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해가 되는 일을 저질렀을 때 용서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용서를 나에게 받은 은혜로 인식, 그것을 갚기 위해 더 책임감 있는 업무 진행을 할 수 있게 한다.

신뢰를 무너뜨리는 “인출 행위”엔 위와 반대로 사람을 차별적으로 대한다거나,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한다거나, 잘못한 사람을 꾸짖고 나무라는 것 등이 있다. 이외에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게 생활하는 것, 받은 만큼의 나눔을 베풀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예금 행위와 인출 행위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바뀐다.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겐 그것이 신뢰를 쌓는 행위가 되고 다른 사람에겐 그것이 신뢰를 잃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신뢰 상태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중립 행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그 사람과 그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신뢰를 꾸준히 쌓는 데 중요하다.

요즘 계좌 잔고가 위험 상태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위태롭지 않고, 또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건 내 신뢰저축은행에 쌓인 신뢰가 풍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