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두드려라, “똑똑”  

 

똑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다. 두 사람은 책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가 끝난다. 안녕히 가세요.

우린 누구나 문을 열기 전엔 노크를 하는 게 매너라고 배운다. 아무리 가깝고 친한 이의 공간일지라도 들어가기 전에 노크를 하고, 모르는 사람의 공간에 들어갈 때에도 노크를 한다. 실례를 해야 하는 상황에, 협상 혹은 면담의 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에도 노크를 한다. 누가 상대이건, 어떤 상황이건 노크를 한다.

노크는 하나의 신호다. 나는 당신을 만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고, 그러니 당신도 나를 만날 준비를 하라는 신호이다. 부부가 다투고 난 후 파트너를 찾아 들어가는 노크가 부드럽다면 화해하고 싶다는 의사의 표현이다. 아들의 잘못을 눈치챈 아버지의 두드리는 노크가 강하다면 화가 났다는 의사의 표현이다. 우리는 모두, 만남을 가지기 전해 문을 두드리는 커뮤니케이션의 애피타이저를 음미한다.

마케팅에서도 같다. 최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나눈 모든 목표와 프로세스 이전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노크도 없이 다짜고짜 찾아가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소비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더 차별화된, 더 맞춤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다.

소비자 행동 모델에서 이를 “주의” 혹은 “지각”이라고 한다. 미국의 교수 클렌드 홀이 주장한 소비자 행동 모델인 AIDMA에 따르면, 소비자는 광고 혹은 마케팅 메시지에 노출되었을 때 주의(Attention), 흥미(Interest), 욕구(Desire), 기억(Memory), 행동(Action)에 이르는 인지적 단계를 거친다. (여기서 행동은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마케팅 전략의 최종 목표와 같은 맥락의 단계다.) 기업의 입장에서 설명하자면 마케팅과 광고는 우선적으로 소비자의 주의를 끌고, 흥미를 자극하여 욕구를 이끌어낸 후 메세지를 상기시켜 최종적으로 구매행동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이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클리어 조건을 충족시켜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게임 같은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하듯 주의 과정에서의 성공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확률은 대개 높다. 브랜드 이미지의 변형이나, 대단히 강력한 인지를 원할 때 티저 광고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략의 초기 방향성을 정할 때 난항을 겪는다면, 마케팅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자. 기업 대 소비자로, 소수 대 다수로 그 구도가 바뀌긴 했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전반적 과정에서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린 안다. 말을 걸고 친해지고 싶다면, 문을 두드려라. “똑똑”